인천 송도신도시 한 신축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 떼가 창궐해 입주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혹파리는 중국이나 인도 등에 주로 서식하는 파리목 혹파리과 날벌레다.
16일 해당 아파트 입주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 아파트의 창문틀과 화장대 서랍, 붙박이장 등에서 혹파리의 알이나 사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1820세대로 이뤄진 대단지 아파트로, 주민들은 지난 2월 말부터 이곳에 입주했다.
수백 세대의 주민들이 이미 건설사 측에 혹파리 등 해충 관련 하자 접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단지 내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한 하자 접수가 잇따르는 상태다.
입주자들은 새 아파트에 들어왔는데 날벼락을 맞았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일단 건설사는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수건에 약품을 적셔 가구의 겉을 닦거나 연무기를 통해 소독하는 식이다.
주민들 역시 벌레 약을 뿌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어느 방식으로도 혹파리를 박멸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세대는 방역 이후에도 혹파리가 보인다며 가구 교체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도에서 혹파리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2008년 이후 약 15년 만이다.
혹파리 떼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 출몰한다.
인천에선 2021년에도 서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가 나왔고, 같은 해 경기 김포와 화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국내에서 자주 발견되는 혹파리는 곰팡이나 버섯을 먹는 균식성으로 붙박이장 등 가구 내부에서 서식하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사이의 틈을 통해 외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의 원재료 등에 처음부터 알 또는 유충, 번데기 상태로 머무르다가 때가 되면 부화하는 경우가 많다.
병을 옮기거나 흡혈을 하는 등 직접적인 해를 끼치진 않지만 4㎜ 내외로 크기가 매우 작아 음식물이나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곤충 껍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해로울 수도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