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이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능해수욕장은 백사장 폭이 크게 줄면서 법에서 정한 해수욕장 백사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6일까지 관내 8개 지정해수욕장 백사장의 길이와 폭, 면적 등 현황을 조사한 ‘2022년 해수욕장 이용 선진화 현황조사 용역’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삼양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은 2018년 2만44㎡에서 지난해 1만3821㎡로 31%(622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백사장 길이는 286m에서 240m로 16%(46m) 줄었고, 백사장 폭은 79.6m에서 64.0m로 19.5%(15.6m) 감소했다. 삼양은 제주시 8개 해수욕장 중 면적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애월읍 곽지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도 2018년 1만7128㎡에서 지난해 1만5068㎡로 12%(2060㎡)가 줄었다.
비양도 풍경이 아름다운 한림읍 금능해수욕장은 백사장 폭이 2018년 20.3m에서 지난해 13.9m로 31.5%(6.4m) 감소하면서 관계 법령에서 정한 시설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러나 전년도 해수욕장 이용객이 3만명 이하인 경우 시설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시행령 예외 규정에 따라 지정해수욕장 고시해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함께 구좌읍 김녕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254m에서 210m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은 260m에서 221m로 각각 17%(44m)와 15%(39m)씩 짧아졌다.
반면 일부 해수욕장은 백사장 면적이 늘었다.
이호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2018년 636m에서 2022년 610m로 4%(26m) 줄었지만, 폭은 51.5m에서 71.4m로 38%(19.9m) 늘고, 면적도 3만1364㎡에서 3만4713㎡로 증가했다.
구좌읍 월정해수욕장은 1만2043㎡에서 1만5120㎡로 25%(3077㎡) 늘어났다.
전체적으로는 8개 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이 10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해수욕장의 백사장과 수역의 시설기준 부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뤄졌다.
제주시등 관계자는 “백사장은 해수면 상승이나 인공 구조물 건설에 따른 원인 외에도, 파도나 바람의 세기, 해류의 변화 등 여러 해양 기상 요건에 따라 면적이 시기별로 달라진다”며 “이번 조사에서 면적 증감에 따른 원인은 따로 분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매해 백사장이 감소하는 경향은 나타난다”며 “개장 시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해수욕장에 비사방지막을 연중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해수부가 실시하는 전국 연안 침식 현황 조사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방파제 등 인공 구조물의 건설에 따른 조류 변화 등이 백사장 감소 등 연안 침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