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주먹밥 재현행사 열렸다

입력 2023-05-16 14:48

5·18 대동정신이 담긴 주먹밥을 나눠 먹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는 행사가 열렸다.

광주 서구는 16일 양동시장 일원에서 ‘5·18 주먹밥 재현’ 행사를 가졌다. 5·18 사적지 제19호인 양동시장은 국내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연대와 협력으로 시민들이 뭉쳤던 역사적 공간이다.

1980년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은 저마다 집에 있던 쌀을 가져와 길거리에 커다란 가마솥을 내걸고 밥을 지어 주먹밥을 만들었다.

흰쌀밥에 김가루를 뭉쳐 손으로 꾹꾹 눌러 만든 주먹밥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시위에 나선 많은 시민·대학들의 배고픔을 덜어줬다.

소금으로 간만 맞춘 맨밥 덩어리였지만 고립된 광주에서 주먹밥은 시위에 나선 대학생과 상인들의 민주화 염원을 잇는 가교역할을 했다. 상인들은 주먹밥뿐 아니라 쌈짓돈을 털어 음료수와 박카스 등을 시위대 차량에 올려주면서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

길바닥도 마다하지 않고 허리 숙여 정성껏 밥을 짓던 상인들의 모습은 이후 광주 공동체와 5·18정신의 상징이 됐다. 한 톨 한 톨의 밥알이 모여 주먹밥이 되는 것처럼 광주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쳤던 것이다.

현재 양동 행정복지센터가 들어선 자리는 가장 처음 주먹밥을 만든 방앗간이 있던 곳이다. 5·18을 떠올리게 만드는 주먹밥 나누기 재현 행사는 2019년 5월부터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5·18 43주년을 이틀 앞두고 서구가 주도해 열리게 됐다.

5·18 행사위원회는 2021년 양동시장에 주먹밥을 손으로 감싸 쥔 대형 조형물을 건립하기도 했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계엄군의 군홧발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지켜낸 광주시민들의 위대함을 미래 세대가 기억하고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