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십억원대 코인 보유 논란으로 당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두고 “내가 살려내겠다”며 신당 창당까지 언급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전 의원은 지난 14일 유튜브 ‘손혜원TV’에 올린 ‘김남국 의원, 우리 같이 살려냅시다’라는 24분 분량의 영상에서 “김 의원을 제가 살리겠다”며 “어떤 당을 만들든지, 비례당이든지 제가 반드시 김 의원을 다시 국회로 보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의원에 대해 “공천은 탈락된 것이나 마찬가지고, 민주당에 다시 기어 들어가서 뭐 하나. 수박들이 있는 한 저기 가서 뭐 하나. 제가 보기엔 (민주당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영길 전 대표를 내치는 것을 보면서, 김 의원이 짓밟히는 것을 보면서 민주당은 오늘 끝났다고 확신한다”며 “여러분 저와 같이 다음 총선을 준비하자. 김 의원과 송 전 대표를 포함해 우리가 다시 이들을 살려내자”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제가 선언한다. 김 의원은 제가 살린다. 총선을 기대해 달라. 무소속을 해도 되고, 당을 새로 만들어서 최소 20명 이상의 비례당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 힘을 모아보자”면서 “여러분 싸울 준비를 해주시라. 제가 깃발을 들겠다. 김남국·송영길과 함께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의가 똑바로 설 수 있도록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겠다”고 강조했다.
손 전 의원은 김 의원의 가상자산 논란에 대해 “정말 주식 한번 안 해보고 아파트 청약 한번 안 해본 저를 투기했다고 몰았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 의원에 대해 “알뜰하게 20만㎞ 넘게 차 타고 다니고, 넥타이도 고무줄로 매는 싸구려를 하고 다녔던, 안 쓰고 안 먹으며 돈 모았던 친구다. 정직하고 정의롭고, 그런 친구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두둔했다.
실제로 손 전 의원은 2020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탈당한 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했다. 흑석동 건물 투기 논란으로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난 김의겸 전 대변인은 민주당 공천이 어려워지자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열린민주당은 21대 총선이 끝난 뒤 민주당과 합당했다.
이 때문에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김의겸 의원 모델로 재선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의 부작용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냐”며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비행의 끝은 어디냐”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