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이제 안 무섭다?’ 2차 폭락株 사들인 개미들

입력 2023-05-16 06:00

슈퍼개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발생한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한 디와이피엔에프(DYPNF)의 거래량이 평소 100배 넘게 증가하는 등 투자금이 몰렸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하락한 8개 상장사 일부 종목 일부가 단기 반등한 데 따른 학습효과다. 특히 DYPNF를 보유했던 슈퍼개미가 반대매매가 발생 경위를 설명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DYPNF의 거래량은 573만주로 치솟았다. 반대매매로 인한 하한가가 시작되기 전까지(1월 2일~5월 11일)의 하루 평균 거래량(4만8944주)의 117배나 된다. 전 거래일 슈퍼개미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로 하한가로 내려앉자,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단타 매매를 일으킨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초 이후 DYPNF 주가 흐름. 한국거래소.

이날 주요 매수 주체는 개인이다. 개인은 전날 DYPNF 주식 65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이날도 89억8800만원 순매수했다. 이처럼 하한가에 맞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수 있었던 까닭은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슈퍼개미의 입장문이 한몫했다. 회사측은 “해당 글을 작성한 이가 실제 DYPNF를 보유했던 개인주주가 맞다”고 밝혔다.

슈퍼개미는 이번 하락은 SG사태와 무관하다며 “DYPNF를 리서치한 후 저평가 상태로 보고 레버리지를 사용해 투자하다가 반대매매를 당했다”며 “제 물량은 오늘(12일) 대부분 나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YPNF)는 올해 상반기 에스오일(S-Oil) 샤힌프로젝트 등 대형 수주를 앞두고 있다”며 “다른 분들은 저렴한 가격에 사셔서 큰 수익이 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12일 하한가에 이어 이날도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DYPNF의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23.44%(6750원)하락한 2만2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매도 물량이 전 거래일 나왔을 것이라는 슈퍼개미의 말을 믿고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DYPNF 관계자는 주가 급락의 이유에 대해 “신용거래인지 CFD에 의한 것인지 정확히 확인이 어렵다”며 “다만 (슈퍼개미가) 가지고 있던 물량 전량이 반대매매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DYPNF와 함께 마찬가지로 CFD 계좌 반대매매로 급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대양제지도 이날 344만주가 거래되며 평소보다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1331만주)보다는 줄었지만, 폭락 전 올해 평균(3940주)과 비교하면 875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전 거래일 24.64% 하락한 신대양제지 주가는 이날 1.93%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금융당국은 CFD 계좌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불공정 거래 연계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대상은 18개 증권사가 보유한 CFD 계좌 3400개다. 한국거래소가 이상 거래 혐의를 포착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