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잠재력을 지닌 자폐성 장애 학생을 알아보고 학생의 대학 입학 과정부터 임상병리학과 대학원 진학까지 도운 교수와 학생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나사렛대 임상병리학과 강지언 교수와 자폐성 장애인 최인영씨가 그 주인공이다.
강 교수는 2019년 대학 면접고사에서 처음 최씨를 만났다. 최씨는 면접 내내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했지만 강 교수는 그 안에 숨겨진 능력을 꿰뚫어 봤다. 강 교수는 최씨가 일반 학생보다 우수한 학업 성적과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장애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선발했다.
최씨는 첫 수업에서 집중력을 갖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수업에 집중하고 국가고시 모의고사 성적도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발전하는 최씨 모습을 본 강 교수는 적극적으로 학업 상담과 실습 등을 도와줬다. 부족한 학점은 계절학기에서 이수하도록 지도하고 과목별 학습 플랜을 짜주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씨는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합격증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최씨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장애인의 벽에 부딪혔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최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건 이번에도 강 교수였다.
그는 함께 고민하며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으로 진로를 수정하도록 조언했다. 지도교수를 찾는 과정에서 거절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강 교수는 몇 달간 실습을 살펴주고 연구논문과 저널 등을 읽게 하며 진학 지도를 했다.
그 결과 최씨는 충남지역 한 대학 임상병리학과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최씨는 “제 눈높이에 맞춰 지도해주시고 부모님처럼 저를 믿고 이끌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속 자폐성 장애를 지닌 우영우 변호사에게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면 변호사도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인영이가 배움을 통해 세상에서 꿈을 이루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