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처럼…자폐성 장애학생 능력 찾아 키워준 선생님

입력 2023-05-15 11:33 수정 2023-05-15 14:10
나사렛대 임상병리학과 강지언 교수와 자폐성 장애 학생 최인영 씨가 실습하는 모습. 나사렛대 제공

스승의 날인 15일 잠재력을 지닌 자폐성 장애 학생을 알아보고 학생의 대학 입학 과정부터 임상병리학과 대학원 진학까지 도운 교수와 학생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나사렛대 임상병리학과 강지언 교수와 자폐성 장애인 최인영씨가 그 주인공이다.

강 교수는 2019년 대학 면접고사에서 처음 최씨를 만났다. 최씨는 면접 내내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했지만 강 교수는 그 안에 숨겨진 능력을 꿰뚫어 봤다. 강 교수는 최씨가 일반 학생보다 우수한 학업 성적과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장애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선발했다.

최씨는 첫 수업에서 집중력을 갖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수업에 집중하고 국가고시 모의고사 성적도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발전하는 최씨 모습을 본 강 교수는 적극적으로 학업 상담과 실습 등을 도와줬다. 부족한 학점은 계절학기에서 이수하도록 지도하고 과목별 학습 플랜을 짜주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씨는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합격증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자폐성 장애를 지닌 나사렛대 임상병리학과 학생 최인영 씨(오른쪽 두번째)가 교수들과 함께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 나사렛대 제공

하지만 그런 최씨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장애인의 벽에 부딪혔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최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건 이번에도 강 교수였다.

그는 함께 고민하며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으로 진로를 수정하도록 조언했다. 지도교수를 찾는 과정에서 거절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강 교수는 몇 달간 실습을 살펴주고 연구논문과 저널 등을 읽게 하며 진학 지도를 했다.

그 결과 최씨는 충남지역 한 대학 임상병리학과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최씨는 “제 눈높이에 맞춰 지도해주시고 부모님처럼 저를 믿고 이끌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속 자폐성 장애를 지닌 우영우 변호사에게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면 변호사도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인영이가 배움을 통해 세상에서 꿈을 이루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