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어디냐” 묻던 미국인 선교사 서의필, 본향으로

입력 2023-05-14 13:11 수정 2023-05-14 15:50
한남대를 세운 7인의 설립위원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인 서의필 박사가 지난 11일 별세했다.

한남대학교(총장 이광섭)는 미국 선교사이자 초창기 대학설립위원으로 활동했던 존 서머빌(한국명 서의필) 박사가 별세했다고 14일 밝혔다.

학교 측에 따르면 서머빌 박사는 지난 11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블랙마운틴시의 한국 파견 선교사 마을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95세.

대학은 56주년기념관 1층 서의필홀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추모 공간은 오는 19일까지 운영된다. 6월 7일에는 추모예배 및 서의필 전기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머빌 박사는 192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으며 26세였던 1954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됐다. 특히 한남대(당시 대전대) 대학설립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68년부터 1994년까지 영문과와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 문화와 역사 언어에 능통했으며 ‘한국족보사’를 연구해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본관이 어디냐”고 물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56주년기념관 서의필홀 명명식에 참석한 서의필 박사(2014년)

미국집 문패를 ‘목사 서의필’이라고 적을만큼 한국을 사랑한 그는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북한 동포 지원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한남대 이광섭 총장은 “오랜 시간 한남대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한국을 너무도 사랑하셨던 서 박사님의 소천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대학 구성원들과 더불어 그분의 창학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