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의 6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사귈 때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청년보가 지난 6일(현지시간) 18~35세 중국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어쩔 줄 모르겠다(stuck)’고 느끼거나 얼어붙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7%는 오프라인 사회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고 17%는 온라인 사교 활동도 어렵다고 답했다. 20%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 모두 어렵다고 답했다. 30%만이 사회적 접촉에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베이성 우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류진은 SCMP에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는 것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렌웬도 “팀프로젝와 같은 활동은 사람이 너무 많아 피한다”며 “이러한 상호작용에는 많은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소통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과 모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소셜 포비아’를 뜻하는 용어 ‘셰콩(shekong)’이 유행하고 있다. 한국의 ‘아싸(아웃사이더)’와 비슷한 신조어로 SNS 해시태그 등에 사용되고 있다. 팡샤오티엔(Fang Xiaotian) 중앙민족대학 저널리즘 및 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는 중국 관영 CCTV에 “‘셰콩’은 신경 불안증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자신의 사회적 위축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관젠(Guan Jian) 난카이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전통적 사회에서는 친구나 친척 집을 방문하거나 중요한 날 의례 행사를 여는 등 사회적 활동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며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관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온라인 활동이 현 세대 젊은이들에게 일상의 일부가 됐다”며 “(청년들에게는) 대면 접촉에 대한 욕구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이사를 하고 싶을 때 과거처럼 친척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온라인을 통한 인적 교류는 대면 접촉에 비해 약하고 가상적”이라고 경고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