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女 연락 주면 서운치 않게 보답하겠읍니다”

입력 2023-05-11 21:52 수정 2023-05-12 01:25
70대 남성 한모씨가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여학생들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명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70대 남성이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여학생들에게 ‘미모의 여성이 연락을 주면 보답하겠다’는 글귀가 적힌 명함을 뿌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 한모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한씨는 중랑구 신내동 중학교와 아파트 앞 등에서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적힌 명함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명함 뒷장에는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 연락주시면 서운치 않게 보답을 하겠다. 감사하다’는 문구와 함께 한씨 휴대전화 번호로 추정되는 연락처가 적혀 있다.

경찰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명함을 뿌린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뒤 한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이후 봉화지구대로 온 한씨를 중랑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한씨 관련 제보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씨가 중랑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학생들에게 명함을 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랑구 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OO중, OO초 앞에서 명함 아이들한테 받지 말라고 당부 부탁드린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오늘 너무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런 명함 여자아이들한테 왜 돌리나. 무슨 의도로 돌리나”라고 토로했다.

A씨는 또 한씨가 학생들에게 건넨 것으로 보이는 명함을 찍은 사진도 올렸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무섭다” “동네를 돌면서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이미 피해 학생들이 여럿”이라며 “(한씨가) 중학생 여자 아이들에게 ‘부인이 죽어 외롭다’ ‘만날 수 있느냐’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씨가 해당 아파트 한 단지에서 살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