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이단·사이비 종교 대처를 위해서는 현재 교단마다 다른 이단 규정 기준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회 10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이 모인 10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10개교단이대위협·회장 유영권 목사)가 11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하늘샘교회(이성수 목사)에서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 전체 모임 겸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각 교단 이대위 소속 위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이단·사이비 종교 정보를 공유하고, 이단 대처에 관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유영권 목사는 ‘이단 규정 표준 제시의 필요성 및 한국 이단 규정 평가’란 주제의 발표에서 교단 간 협력 아래 이단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통일되고 일치된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는 이단 규정 과정에서 교단 간 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판단 기준이 되는 표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탓에 교단의 결정에 대한 불신의 빌미를 (교계 안팎에) 제공하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한국교회의 상황이 이단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유 목사는 이에 “이단들이 정상적인 신앙 단체로서 활동하도록 하려면 훨씬 더 정밀하고, 세밀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단 연구와 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공유할 표준을 정하는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단 규정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협력 체제를 갖추고, 이단을 규정할 때 약속된 이단 판정 및 해제 매뉴얼을 제작해 공시해야 한다”며 “교단마다 이대위를 특별위원회로 구성하고, 모든 교단이 같은 표준을 기준으로 규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9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인 ‘4차 세계 로잔대회’를 두고 대회의 성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이단대책위원장 서영국 목사는 로잔대회가 일반 복음주의와 정체성이 다른 ‘신복음주의’와 ‘종교 다원주의’ 성향을 띠고, 주최 측이 그동안 신사도운동을 펼치는 이들을 강사로 내세워 이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신사도운동은 ‘직통 계시’ 등의 이유로 예장고신과 예장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이 ‘참여 및 교류 금지’ 결의한 바 있다.
서 목사는 “복음주의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고립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신복음주의다”라며 “신복음주의는 자유주의자들과 이단에 대해 포용적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3차 로잔대회 과정을 보면 충분히 부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교회 교단들은 각각의 정체성이 있겠으나, 진리를 바로 사수할 10개교단이대위협은 이를 충분히 살피고 소속 교단에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이무영(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이대위원장) 권준오(예장고신 이대위원장) 목사가 각각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회(몰몬교)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어떤 교리를 주장하며, 정통 개신교와 어떤 점이 다른지를 안내했다. 정장면 맑은샘은혜교회 목사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이단 집단과의 법적 다툼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교회에 필요한 대처법을 조언했다.
이날 모임에는 기성, 기독교대한감리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예장고신, 예장합동, 예장합신 이대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예장백석, 예장백석대신, 예장통합 측은 불참했다.
천안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