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분해 미생물 발견…전남대 염수진 교수팀

입력 2023-05-11 15:15 수정 2023-05-11 15:53

전남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염수진, 윤철호 교수와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지원석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쓰레기 매립장 지하에서 비닐 분해 효소를 새롭게 발견했다. 심각한 폐비닐 처리 문제해결의 전향적 해법을 찾게 될지 큰 관심이 쏠린다.

전남대는 연구팀이 광주광역위생매립장 지하 15m 토양에서 비닐봉지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유일 탄소원으로 자라는 미생물 1종을 새로 찾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이전에 보고되지 않았던 폴리에틸렌 분해 구조에 관여하는 후보 효소를 발굴한 것이다. 연구팀은 폴리에틸렌과의 효소 반응을 통한 폴리에틸렌의 화학적 변화 양상을 학계에 최초 보고했다.

현재 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플라스틱 섬이 있다. 2022년 네덜란드 연구진은 인체 혈액에서 플라스틱을 검출하는 등 플라스틱 문제는 범지구적 환경 보존과 인체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대두된 지 오래다.

연구팀은 폴리에틸렌이 플라스틱의 생산량의 약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종류라고 밝혔다. 폴리에틸렌의 분해 메커니즘을 향후 완벽하게 분석한다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에 획기적으로 도움을 주게 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전남대 생물과학·생명기술학과 박사과정인 윤승도 학생과 고분자공학과 석사과정 졸업생 이창오 학생의 폴리에틸렌 분해 미생물 및 후보 효소 발굴, 폴리에틸렌 화학 분석 공동 연구를 통해 신규 미생물의 폴리에틸렌 분해능력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석유 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 사업, 농촌진흥청의 미생물 활용농업 폐플라스틱분해기술개발 사업, 우수연구-중견연구/연계 신진후속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 학술지로 환경 과학 및 공학 분야의 저명 저널인 ‘환경 과학 기술 회보’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 IF=11.558, 상위 7%) 4월 20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염수진 교수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폴리에틸렌 분해 신규 미생물과 신규 효소 발굴로 폴리에틸렌의 분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게 됐다”며 “실용화된다면 세계적인 심각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이바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