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서 이웃 3명 흉기로 찌른 중국 교포…2명 숨져

입력 2023-05-11 09:37

경기 시흥에서 인터넷 도박에 빠진 30대 중국 교포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3명을 잇달아 흉기로 찔러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A씨(39·중국 국적)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A씨는 10일 오후 8시쯤 자신이 사는 시흥시 소재 영구 임대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B씨를 목 졸라 기절시킨 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데 이어 13층으로 올라가 또 다른 이웃 70대 여성 C씨, 60대 D씨를 잇달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C씨와 D씨가 숨지고, B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의 소개로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대 그동안 8000만원 상당을 잃었고, 사건 당일에도 100여만원을 추가로 잃었다”면서 “화가 나 B씨와 다퉜고,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또 다른 이웃들도 살해키로 결심하고 C씨와 D씨를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7층과 14층의 이웃에게 찾아갔지만, 두 집 모두 사람이 없어 화를 면했다.

A씨는 인터넷 도박을 하기 위해 종종 C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썼으며, D씨와는 가끔 화투 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아파트 밖으로 나가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협박했다.

학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8시55분쯤 A씨가 흉기를 소지한 것을 확인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오늘 내가 사람을 3명 죽였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추궁을 계속해 이 같은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10여 년 전 한국 영주권을 획득했으며, 사건이 발생한 시흥의 영구 임대아파트 7층에 혼자 살아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시흥=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