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이 물밑에서 거론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정부 첫 은행연합회장은 오는 11월 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 회장은 2020년 문재인정부 시절 선출됐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2월 “은행은 공공재” 발언 이후 은행권 과점 체제 해소와 상생 금융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은행연합회장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미 주변에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연합회장은 연임이 가능한데, 역대 회장 중 실제 연임을 한 사람은 1989년부터 3·4대 회장을 역임한 정춘택 전 회장뿐이다.
은행연합회장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이력은 따로 없다. 다만 역대 회장들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은행장을 거쳤던 이들이 주를 이뤘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등 이력이 있는 이들이 한번쯤은 꿈꾸는 선망의 자리로 꼽힌다. 정권과 관계없이 3년 임기가 온전히 보장되며, 연봉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본봉에 성과급까지 합치면 7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있다. 관 출신 중에서는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이 거론되며, 민간 쪽에서는 과거 기업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전 YTN 사장, 황영기 전 한국금융투자협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냈다.
전통적으로 금융권은 금융당국과 ‘다리’ 역할을 해줄 관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황 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캠프 좌장을 맡아 경제정책 기반 작업에 관여한 점,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개 지지하는 전·현직 금융인 110명 선언을 주도한 점 등을 봤을 때 결국 ‘윤심’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역대 은행연합회장들이 선출됐던 사례들을 돌아보면 ‘각양각색’이어서 더욱 예측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직전 14대 김광수 회장이 선출될 때는 7명이 압축 후보군(롱리스트)에 올라 경쟁했는데, 금융업계 경험이 없던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이 후보군에 있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13대 김태영 전 회장은 예상 밖 인물이어서 선출 당시 화제가 됐다. 당시 주로 ‘올드보이’들로 후보군이 구성됐는데, 당시 문재인정부에서 이들을 과감하게 쳐내면서 김 전 회장이 최종적으로 선발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 전 씨티은행장 출신이던 12대 하영구 전 회장도 마지막까지 예상 못 했던 인물이었다.
과거부터 은행연합회장 선출은 구체적인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회장 선출과 관련해 은행연합회 정관에는 ‘회장은 총회에서 선출하며 연합회를 대표하고 그 업무를 통리한다’고만 돼있어 모호한 면이 없지 않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2017년 회장 선출 때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의를 여는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