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카페에서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노인 출입 금지) 문구를 붙이며 60세 이상 어르신 출입을 제한한다고 안내해 논란이 일었다. 무례한 손님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의견과 60세 이상은 사람으로 보지도 않는 비상식적인 시각이라는 의견이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논란 속 카페의 단골이라는 누리꾼이 글을 남겨 관심을 끌고 있다.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시니어존 문구가 붙어 있는 카페 유리문 사진이 화제가 됐다. 사진을 올린 커뮤니티 회원은 “이곳은 딱히 앉을 곳도 마땅찮은 한 칸짜리 커피숍이고 한적한 주택가에 있다”면서 “무슨 사정인지 몰라도 부모님이 지나가다 보실까 무섭다”고 적었다.
해당 내용이 다수 언론에서 보도되자 누리꾼 A씨는 논란이 된 카페의 단골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온라인에 글을 남겼다. 그는 “그냥 제가 써 드리고 싶어서 댓글 쓴다. (이 카페는) 동네에 테이블 두 개 있는 작은 카페”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동네 할아버지들이 여성 사장님한테 ‘마담 예뻐서 온다’ ‘커피 맛이 그래서 좋다’ 등 성희롱을 많이 하셨고, 그런 분들을 사장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노시니어존’이라고 써 붙이신 것”이라며 “사장님은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모르셨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 두 명을 자녀로 두신 어머니이지만, 그래도 여성분이신데 그런 말씀 듣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까요?”라며 “단편적인 기사만 보고 다들 사장님 잘못이라고 치부하는 것 같아 댓글 남긴다”고 부연했다.
A씨의 글에 한 누리꾼은 “그럼 성희롱한 그 할아버지들에게 직접 경고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사장님이) 그런 말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다방 마담을 마담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고 하셨다더라. 어떻게 더 해야 하냐”고 답했다.
이어 A씨는 “좋은 어르신분들도 계신 거 사장님도 물론 알고 있다. 그래서 자주 오는 단골 어르신분들이나 매너 있는 어르신들께는 신경 쓰지 말고 오셔도 된다고 했다더라”라며 “근데 얼굴 보고 (진상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수라도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여자로서 감당하기 어렵지 않으실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사장님이 누군가를 차별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장님이 장사라는 게 힘든 건인지는 아셨지만, 남편분이 카페 하지 말라고 하실까 봐 말도 못 하고, 힘들어도 매출 떨어지는 거 고려하고 써 붙여둔 거다. 이 내용은 사장님이 제게 하소연하듯 말씀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