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결국 최고위원 자진사퇴…“尹정부에 큰 누 끼쳐”

입력 2023-05-10 10:05 수정 2023-05-10 10:45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날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앞두고 나온 사퇴 결정이다.

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1주년인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오늘 윤석열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태 최고위원은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면서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사퇴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일) 윤리위가 열린 이후 이틀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특히 오늘이 윤석열정부 출범 1주년인데, 지난 1년 동안 윤석열정부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태 최고위원은 사퇴 결정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와 따로 소통했는지 여부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또 ‘굴복은 없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이유가 공천 때문인가’라는 질문에는 “(공천 때문은) 아니다”라면서 “저에 대한 모든 악의적 프레임과 공격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태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나간 일이 있었는지 기자들이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 개인 일탈 때문에 일부 최고위원들까지도 대단히 불만이 컸다는 걸 보면서 다시는 저 때문에 주변에 마음의 부담을 더 드려선 안 되겠다고 봐서 나갔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역사적 사명’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 놓고 제가 앞으로 긴 호흡을 갖고 가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은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발언과 ‘Junk(쓰레기) Money(돈) Sex(성)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SNS 게시물,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을 촉발한 ‘녹취 유출 파문’ 등 3가지 사유로 윤리위에 회부돼 징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리위는 지난 8일 회의에서 태 최고위원 측에 추가로 소명자료 제출 및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며 징계 수위에 대한 결정을 10일로 미뤘다.

윤리위가 이처럼 징계 결정을 미룬 것을 두고 태 최고위원에게 ‘자진 사퇴’ 기회를 열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앞서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8일 브리핑에서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