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이차전지 기업 투자가 이어지면서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산업으로 산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외 이차전지 소재 핵심 기업들의 투자유치는 5조원에 이르고, 향후 투자가 결정된 금액은 12조원이다.
지난 4일 포항시·경북도는 포스코퓨처엠·중국 절강화유코발트와 총 1조7000억원 대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니켈 정제 및 전구체 생산에 1조2000억원, 음극재 생산에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전구체 생산 1위 기업인 중국 CNGR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합작 투자사 설립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영일만4산업단지에 전구체 10만t, 니켈 정제 25만t 생산을 위한 공장을 세운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이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 건설에 3000억원, 포스코가 이차전지용 산소플랜트 건설에 1000억원, 동국산업이 이차전지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 생산설비 건설에 1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는 2025년까지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영일만산업단지에 ‘에코 배터리 포항캠퍼스’를 조성해 자회사 6곳을 집적한다는 계획이다. 또 블루밸리국가산단에 2조원을 들여 원료, 전구체,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시와 협의하고 있다.
포항에서 연간 생산되는 양극재는 15만t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2030년이면 양극재 생산량이 100만t에 달하고 매출 규모는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매출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시는 2014년부터 이차전지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원활한 투자와 입주를 지원하기 위해 200만㎡의 부지를 확보했다.
시는 이차전지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도 추진 중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부품 생산에서 배터리 생산, 전기자동차 생산에 이르는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견인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