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점차 사라져가는 제주해녀의 생애사를 조사한다.
도는 최근 제주해녀 생애사 조사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연내 보고서를 발간해 국내 주요 도서관과 민속·문화 관련 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1940년대 전후 출생한 80세 이상 고령 해녀다. 총 100명의 생애사를 기록할 방침이다.
어린 시절 가족 관계에서 물질을 시작한 시기, 결혼, 자녀 출산, 생계 유지 방식 등 생애 전반에 대한 구술 내용을 수합해 정리한다.
제주해녀는 1970년대 1만4000명에서 2020년 이후 3000명대로 급감했다.
현직 해녀 중 62%가 70세 이상으로, 매해 170명 가량이 줄고 있다.
제주해녀는 밭일과 물질, 육아, 가사를 도맡으며 제주 가정경제와 사회경제를 떠받쳤다.
남성과 더불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데 주체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기계장치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면서도 바다밭을 가꾸며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았다.
제주해녀의 물질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세기 말부터는 제주도 내에서 국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등으로 바깥물질을 나갔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외로도 진출해 제주경제영역을 확대하는데에도 기여했다.
제주도는 1971년 해녀노래를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2008년에는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15점을 제주도 민속문화재로 등록했다.
2016년에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고, 2017년에는 문화재정이 해녀를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했다.
문화재청은 물질하는 사람으로서의 해녀만이 아니라 해녀와 관련된 기술, 지식, 의례 등 문화를 포함해 가치를 인정했다.
해녀 문화가 제주를 시작으로 오랜 기간 한반도에 전승된 점, 최소의 도구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기술이 독특한 점, 물질 경험에서 축적된 민속 지식이 상당한 점, 배려와 협업의 공동체 문화 양식이 깃들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해녀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이번 사업은 해녀 개개인에 대한 생애 보고서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