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의 허가를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호사카 교수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독일, 중국, 뉴질랜드, 태평양 제도에서 반대하고 있다. G7에서도 여러 반대 의견이 나올 수 있어 한국을 끌어들여 무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을 최인접 국가인 한국을 끌어들여 차단을 시도했다는 것이 호사카 교수의 판단이다.
호사카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시찰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섣부르게 우리만 가도 오히려 일본의 쇼에 넘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문제에서 사실상 허가를 받기 위해 한국에 왔다”며 “오염수 방류는 결정된 것이고, 한국이 이래라저래라 말해도 절대 수용할 생각은 없겠지만 쇼하기 위해서 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오염수 문제에 깊이 들어가면 오히려 우리(한국)에게 마이너스”라며 “사실상 인정해 버리는 뉘앙스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 전문가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 시찰에 합의했다.
호사카 교수는 윤 대통령의 지난 3월 방일로부터 2개월여 만에 이뤄진 기시다 총리의 조기 답방의 이유를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 합의 내용을 확인할 목적에서 찾았다. 그는 “그것(NCG)을 G7 의장국인 일본이 깊이 모르면 안 되는 것이고, 의장국이니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것을 간 보기 위해 (한국으로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G7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핵무기 사용 지역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다. 기시다가 내세우고 싶은 메시지는 핵 없는 세상인데 워싱턴 선언은 조금 역행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일본의 협력도 원하고 있어 그 부분을 조율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기시다 총리에게)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호사카 교수는 기시다 총리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에 대해서는 성의를 보인 행동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 총리 중 현충원을 찾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현충원에 독립운동가들도 상당히 많이 묻혀 있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고, 말로 할 수 없는 행동으로 보여준 것 아닌가 하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