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좌완 투수 라이언 야브로(31)가 시속 171㎞로 날아온 직선 타구에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야브로는 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가진 2023시즌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2-1로 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볼 2스트라이크로 맞선 2번 타자 라이언 노다에게 6구째로 시속 141.5㎞짜리 싱커를 던졌다.
노다는 낮고 빠르게 들어온 투구를 받아쳤고, 이 타구는 다시 야브로의 얼굴 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측정된 속도는 시속 106.2마일.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시속 171㎞의 총알 같은 타구였다.
타구는 야브로의 안면 왼쪽을 직격한 뒤 마운드 앞으로 떨어졌다. 관중석과 더그아웃에서 탄성이 나올 만큼 아찔한 순간이었다.
캔자스시티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는 이 공을 주워 노다를 1루에서 잡았다. 이때 야브로는 마운드 앞에 엎드려 얼굴을 움켜쥐고 있었다. 한동안 쓰러져 있던 야브로는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걸어 나갔다.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야브로에게 관중은 기립 박수로 응원했다.
쓰러진 동료 투수를 눈앞에서 보고도 경기를 중단할 수 없었던 페레스는 경기를 마친 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야브로가 쓰러진 순간을 “너무 무서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야브로에게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야브로는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진에 들어갔다. 캔자스시티 불펜과 타자들은 추가 실점 없이 야브로의 승리를 지켰다. 5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야브로는 이날 시즌 첫 승(4패)을 거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