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옷깃에 단 파란색 배지에 이목이 쏠렸다. 이는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 의지를 담은 상징인 ‘블루 리본’이다.
1박2일 일정으로 7일 한국을 찾은 기시다 총리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내내 양복 재킷 오른쪽 옷깃에 파란색 리본을 달고 있었다.
이 ‘블루 리본’은 일본인 납북자가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인 17명이 아니라 많게는 100명에 달할 가능성을 제기한 시민단체 ‘스쿠우카이’의 상징물이다. 일본 총리와 주요 각료들은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이 블루 리본을 달곤 한다. 납북 일본인 전원의 석방과 구출을 촉구하는 의미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1970~1980년대 실종된 일부 일본인이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후로 정확한 납치 인원과 피해자 생존 여부 및 귀환 문제를 놓고 양국이 대립해 지금까지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은 12건(피해자 17명)이다. 일본 측은 이들 중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후에 일시 귀환 형태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미귀환 상태라며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12명 중 납치 피해자를 상징하는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를 포함한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해결할 납치 문제 자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표한 4월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에 의한 대한민국 및 일본 국민 납치를 포함한 강제 실종, 그리고 미송환 전쟁포로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에 재차 지지를 표명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