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바이오산업 분야에서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AI가 개발되고, 연구에 적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전체 분석, 암 예측, 바이러스 예측 등에 활용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생성형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적절한 질문(프롬프트)을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프롬프트 엔지니어’ 등의 새로운 직업 유형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7일 화학·바이오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화학·바이오ISC)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활용은 화학·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효율성을 높이고 신약 개발 등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바이오에 특화된 생성형 AI도 개발되고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활용에 들어갔다.
화학 분야의 용어와 문법에 특화된 ‘켐(Chem)GPT’는 지난달 기준 R&D 관련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사용되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메드(Med) 버트(BERT)’는 전자 건강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질병예측 모델로 질병 예측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 GPT’도 있다. 유전체 분석, 약물 디자인, 암예측, 바이러스 예측 등에서 정보를 발굴하고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데 쓰인다.
이 같은 내용은 화학·바이오ISC가 분기마다 발행하는 이슈리포트에 실렸다. 이번 이슈리포트는 신흥순 화학·바이오ISC 사무총장의 ‘생성형 AI 활용에 있어서 화학·바이오 분야의 기회와 한계’라는 제목으로 발행됐다.
보고서에서는 생성형 AI가 화학·바이오 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겠으나 노동력을 AI가 대체해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인력의 등장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을 언급했다.
AI가 도출한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전문가, AI의 내부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등이 새롭게 등장하게 될 전문가 유형으로 꼽혔다. 이 전문가 집단은 AI가 효율성만 추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 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서는 “생성형 AI의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보건의료, 교육, 직업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적으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해 범국가적인 차원의 역량 결집이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