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뜬금없는’ 재난 문자 사라진다…송출기준 강화

입력 2023-05-07 12:43

다른 지역 사건이나 중복 경고 등으로 인한 한밤중 ‘뜬금 없는’ 재난 문자가 사라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늘어나는 재난 문자로 인한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재난 문자 송출 기준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한다고 7일 밝혔다. 위급재난, 긴급재난, 안전안내문자로 구성된 재난문자는 2019년까지 연평균 414건이 송출됐다.

그러나 2020년부터 코로나19 안내문자가 송출되면서 3년간 연평균 5만4402건으로 131배나 급증했다. 특히 먼 지역 지진으로 인한 한밤중 경보음이나 겨울철 단순 빙판길 안내, 빈번한 실종자 찾기 안내 문자 등으로 국민적 불편이 제기됐다.

행안부는 기상청·경찰청 등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지진은 송출 대상 지역을 현행 광역 시·도에서 시·군·구 단위로 변경해 원거리 주민에게 송출되지 않도록 했다. 극한 호우 시에는 기상청에서 읍면동 단위로 위험지역 주민에게 직접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대설이 내리면 도로 통제 시에만 발송하고 단순 안내는 자제키로 했다.

실종 경보는 장기 개선 과제로 분류하고, 실종문자 수신전용 ‘엠버 채널’을 2025년까지 구축한다. 미국의 엠버 경고는 아동 실종 및 납치 사건 발생 시 다수 통신 채널을 통해 아이 신상과 용의자 정보를 전송한다. 정부도 향후 엠버 채널을 구축해 이용자들이 원하면 이를 수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과다한 재난문자가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필요성과 상황에 맞는 송출기준을 마련해 스마트폰 재난문자가 ‘국민 지킴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