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자영업자 대출 중 70% 다중채무자… 비은행권 비중 40%

입력 2023-05-07 11:29

100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대출 중 70% 이상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7일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 1019조8000억원 중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자영업자 전체 대출은 110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다중채무자 대출은 89조8000억원 늘면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대출이 618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60.6%를 차지했고, 비은행권 대출은 401조3000억원으로 39.4%였다. 전체 대출 잔액 규모는 여전히 은행권이 많지만, 증가 폭은 비은행권이 은행권보다 5배 가까이 컸다. 은행권 대출 잔액이 5.5% 늘어날 동안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24.3%가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호금융업권(26.8%), 보험업권(16.9%), 저축업권(20.7%), 여신전문업권(9.7%) 등 순으로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등 고금리로 대출을 발행하는 업권의 대출 잔액은 55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4.8%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년 새 0.16%에서 0.26%로,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0.8%에서 1.1%로 각각 증가했다. 진 의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 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