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정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거나 연기했던 육군 간부의 합동결혼식이 5일 열렸다. 일곱 아들의 도움으로 깜짝 프러포즈에 성공한 부부, 쌍둥이 자녀들이 화동으로 나선 부부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부부들이 평생 잊지 못할 축제를 즐겼다.
육군은 이날 서울 용산 로카우스 육군호텔에서 모범 간부 합동결혼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육군이 이런 행사를 개최한 건 6년 만이다. 합동결혼식의 주인공은 라종우 대위 부부와 최창규 상사 부부, 박철우 상사 부부, 김학재 중사 부부, 손철·강지우 주무관 부부 등 5쌍이다.
최창규 상사는 일곱 아들의 도움을 받아 아내 임희정 씨에게 깜짝 프러포즈에 성공했다. 박철우 상사의 쌍둥이 자녀들은 화동으로 나서 결혼식을 꽃길로 수놓았다. 전방 대기와 암 투병 중인 모친 간호 등 사정이 여의치 않아 10여년 간 결혼식을 미뤄온 라종우 대위 부부는 커플 댄스를 선보이며 부부애를 과시했다.
미얀마인 아내와 다문화 가정을 이룬 김학재 중사 부부와 강원도 철원과 충남 계룡을 오가며 왕복 500㎞의 장거리 연애를 3년간 이어온 손철·강지우 주무관 부부도 이날 식을 올렸다.
이번 합동 결혼식에는 신랑·신부의 부모와 친지, 부대 장병 등 30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은 육군 군악의장대대와 가수 김태우씨가 참여했다.
일곱 아들의 축하를 받으며 20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최창규 상사는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결혼식을 마련해 준 육군에 감사한다”며 “앞으로 군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