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스타가 되고 싶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박상현(40·동아제약)의 바램이다. 그는 KPGA코리안투어 11승, 해외투어 2승 등 프로 통산 13승을 거두고 있다. KPGA코리안투어서는 통산 45억8428만6228원을 벌어 들여 이 부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상의 커리어만 보더라도 그가 국내 남자 프로를 대표하는 ‘스타’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아니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했던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의 데자뷰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더 노력하겠다는 스스로를 향한 다짐일 것이다. 그런 그가 한국 남자 프로골프 신기록 도장 깨기에 나섰다. 이번에는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 3승 도전이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아직 세 차례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상현은 2016년과 2018년 대회 우승자다. 만약 올해 대회서 우승하면 대회 사상 최초로 3승을 거두게 된다.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8언더파로 이른바 ‘클럽 하우스 선두’에 오른 정찬민(24·CJ온스타일)과는 5타 차이다.
남서울CC가 텃밭이나 다름없는 그는 이날 버디 8개를 잡았으나 보기 5개를 쏟아냈다. 라운드를 마친 뒤 그는 “4일간 할 보기를 오늘 다했다”면서 “이 곳에서 하루에 이렇게 많은 보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여전히 스타가 되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간절하게 친다”고 했다. 그런 마음가짐이 불혹의 박상현을 기복없는 꾸준한 선수로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행보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의 꾸준함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올 시즌 출전한 2개 대회에서 2위, 공동 3위에 입상해 현재 제네시스 상금 순위 1위, 제네세스 포인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만약 이번 대회서 우승하면 대기록 수립과 함께 당분간 1인자 자리를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은 “매경오픈 첫날 3타를 줄인 건 잘한 것”이라며 “이제 중요한 건 남은 라운드다. 인내하면서 차분하게 기다릴 것이다. 올해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연습장으로 향했다.
성남=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