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 내 정당 현수막 설치 금지…8일부터 시행

입력 2023-05-04 16:41 수정 2023-05-04 18:49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있는 정당현수막으로 인한 우려가 끊이지 않자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정당현수막 설치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행정안전부는 ‘정당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8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정당활동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정당현수막에는 신고 절차 및 설치 장소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지난해 옥외광고물법이 개정 및 시행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당 현수막이 지나치게 낮은 위치에 설치되거나 한 곳에 대량 설치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정당현수막 설치가 금지된다. 또 보행자가 통행하거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현수막 끈의 가장 낮은 부분이 2m 높이 이상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

정당 외의 단체명이 표기되거나, 당원협의회장이 아닌 일반 당원 이름이 표기된 현수막은 통상적 정당활동에 따른 현수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설치가 금지된다.

지방자치단체는 표시·설치 방법을 위반한 정당현수막이 있다면 이를 철거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정당현수막 설치 시 현수막 지정 게시대나 정치 현수막 우선 게시대에 설치할 것을 권고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방안을 두고 지자체가 철거 작업 등을 주도하게 되는 만큼 지자체장 소속 정당 현수막에 대해 철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행안부 관계자는 “규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 민원이 많기 때문에 지자체장이 그렇게 행동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그런 문제가 생기더라도 정당들이 이번 가이드라인 작업에 참여한 만큼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