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 환자 요양 시설 ‘라파의 집’ 3년 만에 재개

입력 2023-05-04 15:41
만성 신부전 환자와 보호자들이 지난달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라파의 집에 방문해 관광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만성 신부전 환자 종합 휴양 시설인 제주 ‘라파의 집’의 관광 프로그램을 재개했다고 4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당 프로그램이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라파의 집은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게 치료와 휴양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7년 문을 열었다.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이틀에 한 번, 하루 네 시간씩 혈액투석 등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여행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라파의 집은 환자들과 오랜 간병으로 지친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주도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라파의 집은 투석 치료실을 갖추고 있으며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다. 매월 50~60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라파의 집을 이용한 환자는 7500여명으로, 만성 신부전 환자라면 누구나 한 달간 이곳에 머물며 치료와 휴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신부전 환자들이 지난달 제주 라파의 집에서 진행된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경북 경주에서 방문한 조현일(60)씨는 “투병 이후로는 혈액투석에만 매어 살다보니 흔한 꽃 구경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면서 “오랜만에 봄나들이를 하면서 모든 피로감이 사라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치유 프로그램도 재개됐다. 오랜 투병으로 지친 환자와 가족들의 심적 활력을 찾아주기 위해 웃음 치료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인 김희경 전문 강사와 함께 뇌 건강 훈련에 좋은 박수치기와 종이접기 놀이 등이 이어졌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국내 신장 장애인은 8만9000여명에 이른다. 확실한 치료 방법은 신장 이식이지만, 평균 대기기간이 6년에 달할 만큼 이식률이 낮은 상황이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