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 일대에서 한 고객이 ‘배달 음식에 파리가 나왔다’는 동일한 이유로 식당 8곳에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돼 업주들이 집단대응에 나섰다.
고객 A씨로부터 배달 음식에서 파리가 나왔다는 항의를 받은 업주들은 A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만간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3일 YTN이 보도했다. 피해 액수는 크지 않지만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최근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업체에 “음식에서 파리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청했다. 업주는 확인을 위해 음식물 수거를 요청했지만 “이미 버렸다”는 답만 돌아왔다. 업주는 결국 환불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이 식당에서 2㎞ 떨어진 마라탕 업체에는 지난달 초 “파리가 나왔다”는 환불 요구가 접수됐다. 마라탕 업주도 파리를 찾지 못한 채 환불해줬는데, 배달 플랫폼에는 별점 1점과 악성 리뷰가 달렸다고 한다. 마라탕 업주는 악성 민원 스트레스에 지병까지 겹쳐 결국 지난달 영업을 접었다.
A씨의 이 같은 ‘상습’ 환불 요구는 한 업주가 인터넷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다른 업주들도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신고만 경기도 양주 옥정동과 덕정동 일대에서 8건에 달했다.
주문 금액은 2만~3만원대로 지난주에는 사흘 연속 환불 요구가 이어지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다른 두 개 업소에 동일한 사진을 보내 환불받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 업주는 “(같은 사진으로 두 곳에 환불 요구한 걸 보면) 정말 이 사람은 사기를 친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매체에 토로했다.
업주들은 배달 플랫폼 측에 악성 민원인인 것 같다며 조치를 요구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A씨는 “두 개 업체에 같은 사진이 전송된 건 실수였고, 환불받은 배달 음식에 파리가 나온 게 맞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