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민과 함께 소중하게 일궈온 성과가 지난 1년 동안 몰라보게 많이 훼손됐다”고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 성과 훼손으로) 국민 자긍심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걱정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제 지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어떤 대안으로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해야 할지 논의되면 이를 잘 반영해 정책으로 입안하고 입법할 수 있는 것은 입법하고 정부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의 외교력과 관련해서는 “의전과 외교성과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속설을 한참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데 최근의 정상 외교 분위기를 보면 이 속설이 그냥 우스개는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균형 외교를 우리가 이렇게 쉽게 버려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고 균형 외교를 버리는 것이 얼마나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주는지 피부로 느끼게 돼 대단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사실상 멈춰 섰고 남북은 강대강 대치 상황인 데다 안보 위협이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어 과거처럼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보편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걱정스러운 것은 대한민국이 무역으로 먹고사는 아주 특수한 경제적 한계가 있는 나라라는 것”이라며 “균형외교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무너질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역수지뿐 아니라 중요하게 확보해야 할 중간재나 희귀금속 등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미 정상회담의 큰 결론이 ‘북한이 핵으로 때리면 미국이 핵으로 때린다’는 의미 있는 합의라고 한다”며 “언제부터 우리 외교 정책이 북한이 핵으로 때릴 때까지 핵 개발을 그냥 두는 정책으로 바뀌었나 의문을 갖게 됐다. 우리는 진정한 가치인 당당함, 합리주의, 법치주의 등에 기초해 국제 질서를 바라고 미국과 외교할 수 있는, 성장한 중견국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문재인정부의 대중 외교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전 정부가) 친중 정책을 폈는데 중국에서 얻은 것이 뭐가 있느냐”며 “중국이 대한민국을 문 전 대통령이 한 것만큼 예우해줬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7년 중국 방문 당시 이른바 ‘혼밥’에 대해 언급하며 “국빈을 초청해놓고 8끼나 혼자 밥을 먹게 하는 외교적 결례가 어디 있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저자세로 나가면 중국에서 업신여긴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구축돼야 북한이나 중국이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취지 발언을 하며 한미·한일관계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