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가 미국 워싱턴 DC의 한인 가정과 이웃의 우정으로 연결됐다.
대통령실은 3일 “워싱턴 DC에서 거주하는 한인 어머니가 윤 대통령의 열창으로 교류하지 않던 이웃과 연을 맺은 사연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사연에서 한인 여성은 “점심을 먹으며 뉴스를 보다가 (한미 정상의) 만찬장에서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다는 기사를 읽었다. 무슨 노래인가 싶어 동영상을 찾아 재생하려는 순간에 누군가 ‘똑똑’하고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방문객은 이웃집 미국인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너희 대통령이 노래를 잘 부르더라. 목소리도 좋고, 뉴스에서 봤다. 장 보다가 파이를 보니 너희 아이들이 생각나 샀다’며 파이를 건넸다고 한다. 미국인 여성 이웃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다. 한인 여성은 “마음이 참 복잡하면서도 뿌듯하고 따듯했다”고 떠올렸다.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 가수 돈 매클레인의 1971년 곡이다. 미국 청년들의 성장기를 그려낸 1999년 코미디 영화의 제목도 ‘아메리칸 파이’다. 미국에서 ‘아메리칸 파이’는 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1분간 열창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 정원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받았다. 가사도 생각나지 않았지만 만찬이나 전날 친교 행사를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가 없어서 한 소절을 불렀다. 부르니까 생각이 나더라. 만약 가사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며 웃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외교적 성과도 거뒀지만, 그 이면에 잔잔하게 흐르는 ‘소확행’ 외교도 곳곳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