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탈당…부담 덜었지만 악재 남은 민주당

입력 2023-05-03 18:10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이성만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돈봉투 의혹은 검찰 수사의 향방에 따라 계속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난달 12일 두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 3주 만이다. 두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한 불법 자금 9000여만원을 당내에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조사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서 문제를 밝혀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직접 탈당을 설득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들이 당을 위해 결단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 의사를 전달받고 “끝까지 같이 못해 미안하다. 결단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의원은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달 22일 탈당을 선언한 뒤에도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에서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의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악재로 부각됨에 따라 당내에서 이들의 거취에 대한 압박이 거세져 결국 탈당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에 이어 두 의원까지 탈당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당이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며 “지지율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의혹이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언제든 다시 튀어나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게 여전한 불안 요소다.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원들 명단을 담은 지라시(정보지)가 이미 돌았는데, 일부라도 혐의가 드러난다면 당은 다시 이들에 대한 처분을 놓고 골머리를 앓게 될 수 있다.

탈당한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는 상황도 민주당으로선 딜레마다.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경우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던 때와 비교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대표 거취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녹취 보도로 불거진 ‘대통령실의 여당 공천 개입 의혹’을 부각시키며 화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재진이 두 의원 탈당에 관해 묻자 “우리 태영호 의원의 녹취록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이는데”라고 되물었다.

이동환 박장군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