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건희미술관 외 다른 시설물은 짓지 않겠다고 3일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 개장식에 참석해 “이 공간을 비워놓은 상태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비어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완전히 비워놓고 싶은 게 바람이고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특히 “디자인 중에 제일 의미 있는 디자인이 아무 것도 안 하는 비어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광장에)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다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여러 차례 (시청)부서에서도 외부에서도 무엇은 여기 세우겠다고 하는데, 미리 원칙을 천명하는 만큼 어떤 시도도 없었으면(한다)”이라며 “요청이 있을 때 거절하는 것도 큰 일이라 미리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서울광장(1만3207㎡) 약 3배 규모로, 경북궁 동편에 자리를 잡고 있다.
1910년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선 후, 미군 숙소,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였다.
이후 1997년 미국으로부터 삼성생명이 매입했지만, 특별한 쓰임새를 찾지 못해 폐허로 방치됐다.
대한한공이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사들여 한옥호텔을 지으려 했지만 인허가 문제로 불발됐다.
서울시는 2021년 12월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매매·교환 방식으로 이 땅을 매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시민에게 임시로 개방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2024년 12월까지 임시개방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