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묻은 꼬치로 닭강정 쿡…망원시장 온 日방송인 ‘뭇매’

입력 2023-05-03 08:50 수정 2023-05-03 10:39
서울 망원시장을 방문한 일본 코미디언이 사용한 꼬치로 매대에 진열돼 있는 닭강정을 집어먹고 있다. 일본TBS 방송화면 캡처

서울 망원시장을 방문해 방송 촬영을 하던 일본 방송인이 비위생적인 행동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현지에서도 지탄을 받고 있다.

일본 TBS 아침 정보 프로그램 ‘러빗!(Love it)’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 야마소에 히로시(37)는 최근 한국 로케이션 촬영차 망원시장을 방문했다가 한 닭강정 가게에서 민폐 행동을 했다. 이미 사용해 침이 묻은 꼬치로 매대에 놓여 있던 닭강정을 집어 먹은 것이다.

사용한 꼬치로 닭강정을 먹은 일본 코미디언의 행동을 제지하는 가게 사장. 일본TBS 방송화면 캡처

가게 주인은 야마소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그를 저지하며 양손으로 엑스(X) 자를 그려 보였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였다. 옆에 있던 다른 출연자들도 당황한 듯 웃으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야마소에는 반성의 기미 없이 프로그램 이름을 말하며 장난을 쳤다.

해당 촬영분이 2일 방송된 이후 현지에서는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관련 논란을 다룬 기사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엔터 부문 랭킹 1위에 오를 정도였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인의 평판을 깎아내렸다”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성인이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하나” “방송 촬영이라고 이런 짓을 하다니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등 질타를 쏟아냈다.

동료의 만류에도 반성 없는 일본 코미디언. 일본TBS 방송화면 캡처

동료의 만류에도 반성 없는 일본 코미디언. 일본TBS 방송화면 캡처

국내 네티즌들도 황당하고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미개해 보인다” “위생 관념이 처참한 수준이다” “저렇게 먹었으면 저기 있는 닭강정 다 사가야 되는 것 아니냐” “가게 주인은 무슨 죄냐” “폐 끼치기 싫어한다던 국민성 어디 갔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비위생적인 ‘민폐 행위’를 촬영해 SNS에 공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앞서 회전 초밥집에서 초밥에 침을 뱉은 뒤 다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거나 생강절임 용기에 담배꽁초를 넣는 모습 등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고깃집에서 사용한 이쑤시개를 다시 통에 넣는 행동을 해 경찰에 입건된 사례도 있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