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에서 다시 일하게 돼 기쁩니다.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군민들 건강 증진에 헌신하겠습니다.”
1일 전북 장수군보건의료원장에 취임한 위상양(80) 원장은 2일 진료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처음 먹은 마음으로 담담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위 원장이 장수지역의 의료를 책임진 것은 2006∼2013년, 2014년∼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근 의사들이 농촌 진료를 꺼려 의료 공백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위 원장은 광주제일고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전북대 의대에서 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전주에서 위상양내과의원을 20년 가까이 운영하며 지역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앞장서 왔다.
일반 환자는 물론 장애인과 형편이 어려운 환자 등을 무료 진료해주며 농촌의료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2000년 개인병원을 접고 임실보건의료원장에 취임, 6년간 일했다.
이후 젊은 시절 인연이 있던 장수군의 요청을 받아 35년 만에 돌아와 11년간 봉사했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20대 후반 장수보건소장으로 부임해 1년간 시골 진료를 경험한바 있다.
위 원장은 두차례의 장수의료원장 재임 기간 군의료원과 보건진료소 등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등 의료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지역 노인들이 전북대병원에서 뇌혈관질환을 무료로 검진 받고 안검하수 수술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동안 환자분들이 몸이 좋아졌다며 따뜻하게 인사할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네 번째의 군의료원 경영과 함께 내과 진료도 다시 시작한 위 원장은 최근 농촌지역 의료 공백사태에도 걱정을 담아냈다.
위 원장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적인 정책 개발이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도 의료기술자가 아닌 사랑으로 인술을 베푸는 의사가 되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활동에도 부단히 나서왔다. 전북의대 교수 재직시 무의촌 의료봉사를 하며 함께 한 로타리클럽의 활동에 공감해 50여년째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3670(전북)지구 총재에 이어 한국로타리 총재단 의장(2021년)을 역임했다. 전북애향운동본부 이사에 이어 현재도 전북 장애인 재활협회 이사와 전북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취임 둘째 날 관내 보건지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위 원장은 “주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며 “환자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늘 섬기는 자세로 의료 서비스를 실천하는 데 노력하자”고 말했다.
글·사진 장수=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