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건설노조 조합원 양모(50)씨의 분신 사망 책임을 윤석열정부로 돌리며 대정부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으로 동지를 분신에 이르게 한 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 대통령 사과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면서 “120만 노동자의 뜻을 모아 정부에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조합원 동지가 지키고자 했던 건설노동자의 삶을 책임 있게 지켜나가겠다”며 “오는 10일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가 함께 모여 전면적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인 양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전날 오전 9시35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그는 헬기로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화상 치료를 위해 필요한 수술을 견딜 몸 상태가 아니었다”며 “너무 고통이 심하고 그것을 마주하는 가족의 고통도 심해서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양씨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의 유서 형식 편지를 남겼다.
양씨는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 2명과 함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법원은 양씨를 포함한 3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원 지역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건설업체들로부터 8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민주노총 기자회견에 앞서 건설노조는 이날 양씨가 입원 중 숨진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일 용산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결의대회에 조합원 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는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이 조합원 분신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며 “계속되는 강압 수사와 노조 때리기가 불러온 분신 정국 속에서 노조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