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검찰에 자진출두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자숙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자진 (검찰) 출두 퍼포먼스를 벌이며 언론을 향해 대인배 흉내를 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검찰에 출두할 때 자신을 김대중, 조봉암에게 빗대며 정치범 연기를 하더니 송 전 대표 역시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보통 이런 사람들을 ‘위군자(僞君子)’라고 부른다”고 했다. 위군자는 거동을 거짓으로 꾸미고 세상을 속여 군자인 척하는 사람을 말한다.
“주변 사람 말고 저를 구속시켜 달라”는 송 전 대표의 이날 입장 발표에 대해 권 의원은 “검찰은 조사를 하든 구속을 시키든 적법한 절차에 따를 것이다. 공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나 한 명으로 퉁치자’는 식으로 사법 거래를 시도해서야 되겠냐”며 꼬집었다.
전대 돈봉투 의혹에서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는 송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권 의원은 “민주당 탈당이 과연 책임인가. 탈당과 복당이 단톡방 들락거리기처럼 흔해 빠진 민주당에서 탈당이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가 해야 할 일은 검찰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무단출석과 대인배 놀이는 오히려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자진 출석이 거부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를 구속시켜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캠프가 조직적으로 정치자금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 전달 목적이 송 전 대표 당선이라는 점에서 송 전 대표가 범행을 인지했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날 자진 검찰 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계획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송 전 대표의 출석을 거부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