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기시다 ‘7~8일 방한’ 내일 발표…“일본 요청으로 방문”

입력 2023-05-01 10:54 수정 2023-05-01 11:51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부는 이를 2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강한 요청으로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성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의 방한 이후 12년 7개월 만에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가 재개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총리의 방한만으로 놓고 보면, 2018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2일 오후 한·일 정부가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한참 전 결정돼 있었다”며 “기시다 총리의 방한에 미국 측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 26일 한·미 정상회담과 이후 공개된 한·일 관계 관련 양국 정상의 언급 등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 결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방한 시기는 일본의 요청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5월 초 방한은 일본의 희망사항이었다”며 “셔틀외교의 조기 복원 차원에서 일본이 방한 시기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전인 5월 초순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 이후인 초여름 쯤으로 예상됐다.

다만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확정되고 지난 3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자 일본 측도 한국 ‘답방’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한 뒤 일본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국내의 극심한 반발 여론에 직면했었다”며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던 만큼, 기시다 총리도 답방에 대한 국내외 여론의 압박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미국이 꽉 막힌 한·일 관계를 풀어낸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던 것도 일본의 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한·일 정상회담이 확정되면서,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조만간 출범하는 만큼, 여기에 추가로 일본이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일단 한·미 NCG부터 출범을 하고 난 뒤, 일본의 요청이 있다면 추후 한·미·일 3국 확장억제 협의제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논의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히로시마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3각 안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