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네티즌, 한옥 사진에 별점 테러·악플…“중국 문화다”

입력 2023-05-01 10:38 수정 2023-05-01 13:25
한국문화정보원이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 올린 문화재 데이터.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 캡처.

정부가 우리 문화유산을 활용한 게임·메타버스 창작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무료로 개방한 문화재 3D 데이터에 중국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있다.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에픽게임즈가 운영하는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온 한옥 애셋에 평점 ‘1점’을 남기는 등 평점 테러를 하고 있다. 애셋은 게임 제작에 쓰이는 모델링, 텍스처, 사운드 등의 데이터 일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 해당 데이터에는 “한국 문화가 아닌 중국의 전통문화”라는 내용의 악성 댓글도 대거 달리고 있다. 악성 댓글이 주로 달리고 있는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원이 지난달 업로드한 조선시대 전통 건축물과 관련된 데이터다. 구체적으로는 ‘창원의 집’ ‘제주목관아’의 3D 모델 데이터와 각종 전통 문양 이미지 등이 대상이다.

한국문화정보원이 수집한 중국 네티즌의 '댓글 테러' 사례. 빨간색 글씨는 번역. 한국문화정보원 제공.

일부 중국 네티즌은 데이터에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한국 문화는 중국 문화의 일부” “현판과 문양에 한자가 있으니 한국 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 등의 댓글을 달며 허위 정보를 댓글로 남겼다. 일부 댓글은 타 이용자의 신고로 ‘부적절한 콘텐츠로 신고돼 검토 대기 중’이란 문구와 함께 가려진 상태지만 악성 댓글은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한국문화정보원 관계자는 “일부 악성 댓글은 삭제됐지만 여전히 중국어나 영어로 된 새로운 악성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네티즌들이 게임 속 한국 전통문화를 자국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0년에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캐릭터 옷 입히기 게임 ‘샤이닝니키’를 한국에 출시하면서 게임 안에 한복을 추가하자 “중국 명나라 의상인 ‘한푸’(漢服)”라는 주장을 했다. 이에 페이퍼게임즈는 곧바로 한복 의상을 삭제하고, 공식 카페에 중국 네티즌 주장을 옹호하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