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위장탈당 비판한 당내 의원 저격 “정체성 의심”

입력 2023-04-28 11:32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탈당했다 복당해 논란을 빚고 있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위장 탈당에 비판 목소리를 냈던 당내 의원들을 향해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탈당에 대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다시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난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이뤄진 탈당 행위에 대해 “당시에는 안건조정위가 성립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미리) 준비를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굉장히 긴급한 비상 상황이 될 테니 혹시 쓰임새가 있을지 몰라서 탈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제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라며 “(이후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했고 그때부터 반정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탈당 행위에 대한 비판은 여당뿐 아니라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당 내부에서도 나왔다.

민 의원은 이원욱, 이상민 의원을 직접 거론하면서 “이 분들이 당시 합의안에 모두 동의했다. 그런데 그게 깨졌다”며 “그렇다면 그것을 깬 쪽을 향해서 ‘왜 너희들은 정치를 그렇게 무력화시켜서 안건조정위로 가지 않아야 될 과정을 가게 만들었냐’고 (비판을 했어야 했는데) 한 번도 비판을 안 하더라”고 했다.

이어 “제 행위 혹은 안건조정위를 구성한 행위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계속 말한다”며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발언의 의미를 묻자 민 의원은 “이분들 특징이 있다”며 “당내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당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독재가 예견됐고 그것을 막아보려는 정치적 노력이었는데, 이를 공격하면 오히려 반격을 해줘야 한다. 이 반격의 시간에 오히려 자기 내부를 향한 총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당 자체는 의회제도를 무력화한 행위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물음에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려고 했던 행위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뭘 향한 것이었냐는 것”이라고 답했다.

민 의원은 “예를 들어 아이가 지금 교통사고가 날 상황인데 빨간불이다. 빨간불을 무시하고 가서 구하는 게 맞느냐 아니면 파란불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아이가 사고당하는 걸 그냥 보고 있어야 되냐”며 “이런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20일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할 때 ‘위장 탈당’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건조정위를 신청했다. 민주당은 민 의원이 탈당하자 그를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선임했다. 당시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민 의원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안건조정위에서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 종료에 찬성표를 던지며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됐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