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값진 1승을 따내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규리그부터 직전 경기까지 무려 16연승을 달리던 서울 SK는 길었던 무패행진을 마감하고 돌아섰다.
KGC는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챔프전(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SK를 81대 67로 이겼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에 빛나는 KGC는 통합 우승의 불씨를 되살렸다.
KGC는 1쿼터부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기 시작 2분 가까이 지나도록 양 팀 모두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하면서 긴장감이 유지됐지만 곧 베테랑 오세근이 나서면서 팽팽하던 흐름이 깨졌다. 지난 경기에서 챔프전 개인 최다 리바운드(16개)를 기록하며 악착같은 플레이를 선보였던 오세근은 이번에도 압도적 경험치를 과시했다. 경기 초반 3점슛을 터트리며 팀 사기를 끌어올린 뒤 21득점 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GC는 4쿼터 내내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1차전에서 고전했던 렌즈 아반도와 변준형, 오마리 스펠맨의 공이 컸다. 특히 지난 1차전에서 SK의 봉쇄 전략에 묶여 4득점에 그쳤던 아반도는 펄펄 날았다. 아반도는 이날 가장 먼저 SK의 골문을 연 뒤 내리 득점에 성공했다. SK의 수비망도 잽싸게 돌파해 도합 18점을 뽑아냈다. 변준형과 스펠맨도 각각 13점씩 책임졌다.
1차전에서 효과를 봤던 SK의 ‘몰빵 농구’는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김선형은 이날 눈에 띄게 고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공을 흘리거나 패스 미스가 나는 등 실책이 이어졌다. 골운이 따르지 않는 듯 쏘아 올린 슛도 번번이 골대 밖으로 빠져나왔다. 김선형은 이날 31분을 소화하는 동안 10득점에 그쳤다. 자밀 워니 역시 몸이 무거운 듯 9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최부경과 오재현이 끝까지 따라붙으며 만회를 노렸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상대팀을 너무 신경 쓰지 않고 KGC만의 농구를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김상식 KGC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활짝 웃었다. 1차전과 같은 선발진으로 맞섰다가는 승리를 내줄 수 있어 위험이 컸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가 얻은 결과였다.
반면 정규리그 막판부터 챔프전 1차전까지 치른 16경기에서 상대팀에 단 한 번도 승리를 내주지 않았던 SK는 오랜만에 패배를 맛봤다.
두 팀이 다시 맞붙는 3차전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안양=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