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믿고 투자”…주가조작 피해 연예인 또 나왔다

입력 2023-04-27 05:24 수정 2023-04-27 09:56
가수 임창정씨. 주가조작 의혹 관련 JTBC 보도화면 캡처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량매도 폭락 사태와 관련해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데 이어 또 다른 연예인도 투자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26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가수 A씨는 지난해 12월 주가조작 세력에 자금을 맡겼다. A씨는 “임창정씨를 좋아하고, 창정씨랑 통화도 했으니까 믿고 (투자)했다”며 “그냥 자기들한테 맡겨놓으면 불려주겠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투자 초기에는 놀랄 만큼 투자 수익이 높았다고 했다. A씨는 “어떻게 해서 이런 돈을 벌지, 이런 생각은 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벌리지 (싶었다)”라고 돌이켰다. 그러나 주가 폭락이 시작되자 속수무책이었다.

A씨는 “지인이 빨리 매도해야 된다고 해서 ‘매도가 뭐야’ 그랬더니 이거 팔아야 된다고 하더라. 나는 비밀번호도 몰라서 (매도할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투자는 했지만 정작 본인 계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주가조작 의혹 관련. JTBC 보도화면 캡처

투자자들에 따르면 주가조작 일당은 투자종목, 신용거래 등 투자방법을 철저히 비밀로 유지했다. 상당수 투자자는 폭락 사태 이후에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주가조작단에 돈을 맡긴 투자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데, 연예인과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임창정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세력에 30억원을 투자하고 자신과 아내의 신분증을 맡겨 대리투자할 수 있도록 했으나 투자액의 대부분을 날렸다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본인 증권사 계정에 15억원, 부인 계정에 나머지 15억원을 넣고 자신과 아내의 신분증을 맡겨 해당 세력들이 부부 명의로 대리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창정은 “어제 보니 두 계좌 모두 반 토막이 나 있더라. 이틀 전에는 20억이었는데 1억8900만원만 남았다”며 “증권회사에서 아마 압류가 들어올 것이다. 이제 딱지 붙이고 아무것도 못하는 거다. 빚이 60억원 정도 생겼다. 이달에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는데 다 빠그라졌다”고 매체에 토로했다.

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지난 24일 급락세를 타기 시작한 종목들은 사흘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삼천리와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은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하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원회는 주가조작 작전세력으로 추정되는 10명을 특정했고, 서울남부지검은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