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공회 대표들이 동성 커플 축복기도를 허용한 영국성공회의 총회 결정을 거부했다. 동성애 이슈를 둘러싼 성공회 내부 입장이 갈리면서 향후 교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로 가나’를 주제로 한 제4차 전세계성공회미래회의에서 이뤄졌다. 회의에는 전 세계 52개국에서 주교 300여명과 성직자 450여명을 합해 성공회 대표 1300여 명이 참석했다.
26일 세계성공회에 따르면 성공회 대표들은 지난 21일 공동 성명서 격인 ‘키갈리 공약’을 통해 성직자들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영국 교회의 결정을 거부하는 동시에 동성애를 수용키로 한 성공회 교단의 권위도 거부키로 했다.
성공회 대표들은 키갈리 공약을 통해 “주님이 동성 결합을 축복하지 않으심에도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는 것은 목회적 기만이고 모독”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세계성공회는 1998년 램버스 회의 때 ‘동성애 행위는 성경과 양립할 수 없다’ ‘동성 결합의 합법화 및 축복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내놓은 바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