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등 17개 대학이 현재 고2 대상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이공계열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 제한을 풀기로 했다. 이로써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는 대학은 146곳으로 늘어났다. 문과생의 이과 지원 기회가 일부 확대됐지만, 이른바 ‘문과 침공’ 해소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혀있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6일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이과생들이 수학 경쟁력을 바탕으로 문과 상위권 대학·학과에 지원해 합격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왔다. 그 일환으로 문과생들도 의대 등에 진학할 수 있도록 주요 대학의 이공계열에 설정돼 있는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하도록 대학들을 설득해왔다.
주요 대학의 이공계에 들어가려면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탐구에서 과학탐구를 반드시 응시해야 했다. 반면 이과생이 문과에 지원할 때는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 문과생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와 사회탐구 과목 응시자도 이공계 학과에 지원 가능하도록 열어놓으면 문과 침공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교육부 판단이다.
정부 방침에 호응한 대학은 17곳이다. 서울 주요 대학 중에는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9개교가 있다. 2024학년도에 같은 조치를 한 서강대를 포함하면 10곳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의대 39곳 가운데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은 대학은 10개교다.
문과 침공 현상을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수학 점수에서 여전히 문·이과 격차는 뚜렷하다. 게다가 주요 대학 이공계 학과들이 미적분·기하, 과학 탐구에 가산점을 줄 경우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형식적으로 문과생의 이과 지원의 길을 터놨지만, 대학별 특정 과목 가중치 부여 등으로 실제 지원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은 34만934명으로 전년보다 3362명 줄었다. 수시 비율이 79.6%로 대교협이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취합해 공표한 2011학년도 이래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