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은 화장품과 향수, 일본인 관광객은 식료품, 미국 관광객은 의류와 피혁류를 주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런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를 분석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군’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군은 의류 및 피혁류(30.8%), 화장품 및 향수(30.0%), 식료품(29.3%) 등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아시아 관광객은 화장품(38.5%)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주와 유럽 관광객은 의류 및 피혁류(각 39.6%)를 많이 쇼핑했다.
응답자가 많았던 중국, 미국, 일본 관광객을 비교해보면 국적별 선호 품목이 뚜렷이 갈렸다. 중국인 관광객의 75.8%는 화장품과 향수를 가장 많이 구매했고, 일본 관광객은 식료품(41.9%), 미국 관광객은 의류·피혁류(43.4%) 구매를 선호했다.
상품선택 기준도 차이가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브랜드(35.5%)를 중시한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적 상품(33.8%), 미국인 관광객은 품질(39.6%)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지출 규모는 평균 968달러(약 129만원)였다. 권역별로는 아시아(1038달러)가 미주(913달러)와 유럽(870달러)보다 많았으며, 중국인 관광객(1546달러)의 지출이 컸다.
즐겨찾는 쇼핑 장소도 달랐다. 중국인 관광객은 백화점(87.1%), 시내면세점(85.5%), 복합문화공간(72.6%) 순으로 쇼핑했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편의점(86.5%), 소규모상점(52.7%), 대형할인마트(51.4%)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관광객은 편의점·백화점(각 62.3%), 재래전통시장(58.5%)을 자주 찾는다고 답변했다.
대한상의는 “중국인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브랜드를 보고 사는 과시적 소비특징을 보인다”며 “실속을 따지는 일본 관광객은 한국적인 상품과 가격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쇼핑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89.8%로 우수한 편이지만, 관광 및 쇼핑환경 개선사항으로는 언어소통(50.0%)이 언급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83.9%)이 미국인 관광객(50.9%)보다 더 많은 불편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