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빌라왕’ 연루 공인중개사 40여명 추가 입건

입력 2023-04-26 10:05

경찰이 경기 구리시 등 수도권에서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의 범행에 개입된 공인중개사 40여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구리경찰서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A씨 등 20명을 형사입건한 데 이어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40여명을 추가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추가로 입건된 공인중개사들은 법정 수수료율보다 더 높게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컨설팅 비용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수사 결과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뒷돈을 챙기면서도 임차인들에게 전세 매물의 문제점은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는 계약때 해당 주택의 문제점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전세 임대차 보증금으로 매매 대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깡통전세라는 점 등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문제있는 전세 매물을 홍보하고 이를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 300여명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돼 수사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입건될 공인중개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찰은 주범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경기 구리시에서 “전세 만기가 다 됐는데 전세 보증금을 못 받고 있다”는 깡통전세로 인한 피해 진정이 다수 접수됐다. 이 사건의 건물주로 지목된 A씨가 소유한 오피스텔과 빌라 등 건물은 구리시에 있는 10여채를 포함해 서울과 인천 등 수백채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