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10대 철부지 무면허 운전·차량 절도 잇따라

입력 2023-04-26 10:00 수정 2023-04-26 12:44

‘대형사고 이어지는 무면허 운전, 전과자 낙인찍히는 차량 절도.’

10대 철부지들의 위험천만한 ‘광란의 질주’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과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질주하다가 목숨을 잃거나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를 내고 있다.

25일 새벽 3시50분쯤 훔친 오토바이를 몰고 과속으로 달리던 중학교 2학년 A(13)군이 광주 장덕동 솔무공원 인근 가로등 기둥을 들이받고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의 CCTV 분석 결과 미성년자로 운전면허가 없는 A군은 사고 직전 수완동 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성인들도 다루기 힘든 279cc 오토바이를 친구 1명과 함께 훔쳐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쏜살처럼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이 훔친 오토바이는 주인이 여분의 스마트키를 수납함에 보관해두는 바람에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쉽게 걸리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절도 당시 CCTV에 찍힌 뒤 사라진 공범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 19일 광주 풍암동에서는 무면허로 부산 경찰이 수배 중인 도난차량을 운전하던 B(15)군이 현행범으로 검거됐고 17일에는 중학교 1, 2학년생 2명이 북구 모 아파트에서 승용차를 훔쳐 300여㎞ 운전하다가 경북 경주 국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달 7일 전남 순천에서는 고교생 3명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광란의 질주’를 벌였다.

이들은 승용차를 훔쳐 타고 밤새 ‘속도’를 즐기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추적을 피하는 과정에서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 인근을 역주행하고 경찰순찰차 2대를 포함해 10대의 차량을 파손하기도 했다. 추격전에 나선 경찰관 2명도 부상했다.

전북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26일 정차 중인 승용차를 훔쳐 무면허 운전한 혐의(특수절도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로 10대 C군을 조사 중이다.

C군은 전날 오후 8시쯤 익산시 한 아파트 인근에서 승용차를 훔쳐 30여분간 시내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잠깐 자리를 비운 틈에 승용차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서 익산의 한 공원 인근에서 A군을 검거했다. C군과 함께 범행한 2명은 경찰에게 발각되자 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문제 청소년뿐 아니라 운전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는 10대의 유사 범죄는 오토바이·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싶은 순간적 충동에 휩쓸리거나 친구 등에게 과시를 하다가 저지른 우발적 동기가 대부분이다.

경찰은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은 차량 절도와 병행되는 경우가 많고 2명 이상이면 특수절도죄로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명을 담보로 한 무면허 운전과 평생 씻지 못할 전과자라는 오명에도 10대 청소년의 차량 절도 등이 끊이지 않아 사회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교사들이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후 법적 처벌의 엄중함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규 교육과정 편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