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앞바다에서 사흘간 지진이 17차례 발생했다. 규모는 점점 커지고 발생 위치도 내륙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본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동해시 북동쪽 해안에서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7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7차례 발생했으며, 나머지는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이었다.
이날 낮 12시2분과 오후 3시55분에는 각각 규모 3.1과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3.5의 지진은 지난 1월 인천 강화군 서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7 지진 이후 올해 두 번째로 큰 것이다. 동해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은 2019년 4.3 규모의 지진이 가장 컸다.
이날 오후 발생한 지진은 동해 북동쪽 50㎞ 해역에서 관측돼 기존 지진보다 비교적 내륙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했다. 다만 깊이 33㎞에서 발생해 진원에서 진앙으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적어 강원과 경북 해안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한다.
이번 지진은 후포 단층과 울릉 단층 등 동해에 존재하는 여러 단층이 움직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큰 지진의 전조현상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동해에는 대륙붕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가 있고 그곳에 단층이 많아 원래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며 “규모 2.0과 3.0 지진이 발생하는 것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진이 반복돼 지각에 응력이 쌓이는지는 계속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지금 규모는 전조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도 지진이 계속되면 응력이 쌓여 좀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