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흑인 커뮤니티 재건을 위해 4억 달러(약 5330억원)를 기부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트는 이날 부인 페니 나이트와 함께 포틀랜드의 흑인 커뮤니티로 대표되는 알비나의 ‘재건 프로젝트’에 4억 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알비나 재건 프로젝트는 민간 투자와 자선 활동의 결합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NPO) ‘1803 펀드’가 새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나이트는 “이 프로젝트가 포틀랜드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도시 전체에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포틀랜드가 최근 몇 년간 범죄 급증과 만성 노숙자,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알비나 재건 프로젝트의 기획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틀랜드 북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인 알비나는 50년이 넘도록 흑인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기능했다. 흑인들에게 차별적인 부동산 대출이 관행처럼 지속하던 1900년대 초 많은 흑인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알비나로 이주했다. 이후 수십년에 걸쳐 공동체 활동을 이어나가며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포틀랜드 당국에 따르면 미 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첫 홈구장 ‘베테랑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이 건설되던 1960년대 후반 고속도로와 병원 건설 등을 위해 알비나 주택 수백채가 철거됐다. 당시 주 정부는 대체 주택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실현되지 않으면서 수천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