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눈으로 보는 애니 ‘스즈메의 문단속’

입력 2023-04-25 15:52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스틸컷. 쇼박스 제공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스즈메)’이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에 기독교인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 영화도 아닌 이 영화가 ‘영적 훈련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메시지의 핵심이다.

싱가포르 출신의 이사벨 옹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 에디터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영화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슬픔과 상실 속에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에 극찬하지만, 기독인이라면 노스탤지어(향수)와 기억상실에 집중하면 좋다”고 적었다.

영화 ‘스즈메’는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흥행 수익 225.5억엔(약 2242억원)을 돌파했고 해외 총 누적 관객수 3000만명을 동원하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8일 개봉한 뒤 올해 극장 개봉작 중 최다 관객 동원 및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기록 중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포스터. 쇼박스 제공

영화에서 소녀 스즈메는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기억을 닫은 채 살고 있다. 그리고 혼돈의 공간이 된 곳에서 질서를 가져오려면 찬란한 과거 속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키워드인 향수와 기억상실이 나온다.

그는 “20년 넘게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지금도 어릴 때 캠프에서 예배하고 교회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연극을 연출한 경험,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걸 목격하던 때를 회고한다”며 “향수가 나쁜 건 아니지만, 낭만적인 과거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현재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과 임재를 무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옹 에디터는 “하나님은 과거로 후퇴하기보다 그분의 소중하고 사랑하는 자녀로서 영적으로 깨어 있도록 우리를 부르신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영적 기억상실의 회복도 강조했다. 기억을 잃은 스즈메는 문을 여는 순간 과거의 자신을 만나고 대화하며 치유와 미래를 경험한 뒤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포스터. 쇼박스 제공

옹 에디터는 “스즈메는 문을 여는 순간 과거의 자신을 만나 대화하며 치유와 미래를 경험하는데 이는 때로 영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기독교인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알려준다”고 했다. 영적 기억상실이란 우리 삶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과 오늘날 우리를 어떻게 만드셨는지를 잊었을 때를 말한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날을 손에 쥐고 계시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실 거라는 점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바로 기쁨의 영적 훈련”이라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