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못한 가뭄 대비할 때”… ‘4대강 보 활용’ 등 가뭄대책 의결

입력 2023-04-25 15:49
지난해 7월 메마른 주암댐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정부가 앞으로 찾아올 ‘극한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댐과 댐을 연결하고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를 활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을 의결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5일 제2기 첫 회의를 열고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지난 3일 환경부가 발표한 내용으로, 1·2단계에 걸쳐 하루 61만t의 물 추가 공급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단계 대책은 물 공급체계 조정 등을 통해 하루 최대 45만t의 물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장흥댐에서 하루 10만t의 물을 광주·목포 등 영산강 유역 6개 시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도수관로를 연계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주암댐 여유 물량을 여수산단에 공급할 수 있도록 도수관로 45.7㎞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여수시 공공하수처리시설 내 하수 재이용수 생산시설을 설치하고, 발전 온배수 등을 활용한 해수담수화 시설 건설도 검토한다. 광주시 식수원인 동복댐의 물이 부족할 때 영산강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비상연계 시설도 설치한다. 이외에도 주암댐 가뭄 발생 시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주암댐으로 보내 생활·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체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또 기존의 획일적인 보 운영방식을 전환해 가뭄·녹조·홍수 등 상황에 따라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그동안 특정 일자에 보 상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할지 미리 정해두었는데, 이런 운영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보를 통해 확보된 물은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기존에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상류 저수지 물을 일부 생공용수로 활용한다.

2단계는 기후변화까지 고려한 비상대책으로 하루 16만t 이상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댐의 비상용량과 댐 바닥의 사수(死水) 용량까지 활용해 생활‧공업 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또 섬진강 유량이 풍부한 시기에는 어민 피해가 없는 범위에서 섬진강물을 추가 취수해 여수‧광양산단에 공급할 예정이다.

섬 지역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해수침투 방지, 생활용수 확보 차원의 지하수 저류댐 설치도 확대한다. 해수담수화 선박의 접안이 어려워 비상급수가 곤란한 완도군 넙도 등에는 컨테이너형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을 활용해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가물관리위는 이날 올여름 홍수대책안도 논의했다. 대책에는 인공지능(AI) 홍수예보 도입 추진, 디지털 트윈(AI·DT) 기반 도시침수 예보 시범 운영, 도시침수지도 제작 조기 완료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대심도 빗물저류터널(서울 강남역·광화문), 홍수조절댐(포항 냉천) 건설 등 홍수대응 인프라도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